이 이야기는 바야흐로 수력 3개월차 때의 일이다.
당시 나는 이제 막 수심 1.3m, 25m 길이의 풀에서 강습을 받는 초급반 수린이였고,
깊은 물에서 수영하는 맛을 봐버려서 수영에 한창 빠졌었다.
회사에서도 틈만 나면 수영 검색해서 영법 찾아보고,
모든 사람의 수영 코칭을 다 읽고 보고,
걸어가다가도 수영생각하고 남자친구랑 대화하다가도 갑분 자유형 팔젓기함(?)
암튼 그러던 와중에 3월 말이 생일이니까 연차 쓰고 쉬려던 차에
서울숲에 이쁜 수영장이 있다해서 이 때다 싶었다.
주말에 가면 웨이팅 한다 하길래,
웨이팅 극혐하는 나로써는 평일 연차밖에 방법이 없었다.
그래서 그 주 나의 수영 스케줄은 이러했다.
월 - 저녁 강습
수 - 오전 자유수영, 저녁 강습
목 - 점심 자유수영
금 - 저녁 강습
토 - 오전 자유수영
월 - 저녁강습
중간에 쉬긴 했다만 정기적 운동이라곤 1도 안 했던 수린이에게 극악의 주 7회 수영 스케줄이 완성된 것이다.,,,
수영할 땐 좋았다.
특히 연차쓰고 집에서 한시간 걸리는 거리까지 자유수영가서 (가서도 평일이라 사람 없어서 널널) 햇빛 받으며 예쁜 수영장에서 수영하는거 대존잼이었다.
다들 서울숲수영장 가보세요.
한번쯤은 가보시길 추천... 대신 웨이팅해서 사람 막 바글바글할 때 가는 건 별 의미 없는 것 같아요(개인적 견해,,)
암튼 넘 신나게 일주일 간 수영하고 얻은 것은
1. 목 칼칼... (아마도 감기 전조 증상)
2. 체력 저하 (지하철 계단 오를 때 다리 후덜거림;)
3. 입술 포진 (면역력 떨어질 때마다 주기적으로 생기는 수포)
였다ㅋㅋㅋㅋㅋㅋ
그래서 강제로 강습 일주일 쉼ㅎ
이때 수친자 상태여서 수영은 계속 하면 느는줄 알았지... 그릇이 안 돼서 못 받아들이는지는 몰랐지...
내가 더이상 20대 초반이 아니라는 것도....
암튼 주변 아는 분들한테 나 수영 열심히 했는데 왜 체력 안느냐고 물었더니 닥치고 쉬라했다^^ 당연한 소리
원래는 열정이 과해서 강습도 안 빠지고 가려고하고
몸 좀 안 좋아도 무리해서 꼭꼭 수영하고 그랬는데,
이제 이 날이 계기가 되어서 컨디션 안 좋으면 걍 냅다 쉰닼ㅋㅋㅋㅋ
체력은 꾸준히 길러야 한다는 교훈..
요즘은 몸 사리며 조금씩 체력을 기르고 있어요.
제 기준 한 6개월은 해야 ‘아 내가 운동이라는 걸 해서 몸이 건강해지고 있구나’ 느껴지더라고요.
그 전까지는 이게 나 좋으라고 하는건지 체력을 조지는 건지 구분이 안 가요^^
난 멋지게 접영하는 고인물 할머니가 될꺼라구요...
모든 수영하시는 분들 화이팅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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